댄스 뉘앙스
단어들이 다른 정의를 갖게 되고 뉘앙스는 춤의 이름처럼 이리저리 나부낀다 서울의 여름과 헬싱키의 여름이 다르듯 그곳에서 미친 것들이 여기서는 제정신이듯
시인은 각자의 사전을 가져야 한다고 했지 지금 나는 모두의 사전을 다 열어보고 싶은 기분 나의 여름만 끝없이 아래로 쏟아지는지 너의 겨울만 문틈 사이로 꽃내음 풍기는지 뉘앙스 비트에 맞춰 춤을 추면 나는 시인이 된다 너처럼
시인이여 친구여 시를 써 줄래? 네 생일이 오기 전에 연보라색 봄에 대해 생각해 줘 왜 구름의 그림자는 때때로 마음을 보랏빛으로 물들이는지 왜 봄꽃들은 보랏빛으로 피고 왜 흉터는 보랏빛으로 남는지 왜 어떤 꿈들은 노란색이 아니라 보라색인지 세계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아름다움을 바로 그 사전으로 사로잡아 줘
친구여 시인이여 시를 써 줄래? 내 생일이 오기 전에 규명하고 의심하고 전복시켜 줘 winter, 나를 조만간 태어나게 할 그 계절과 여름, 나를 죽이고 또 죽이던 그 시절을 이유 없이 찾아오던 오전 7시의 눈물과 그럴 때면 반짝이던 우리의 문학 우리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심상을 바로 그 사전으로 틔워 줘
뉘앙스의 비트는 발화가 끝나기 전에는 멈추지 않고 우리는 춤을 춘다 어휘들과 강강술래
시를 쓰면 어쩐지 사람을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아 그건 손을 잡고 있기 때문일까?